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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2000~5000만원
“무슨 준중형차가 중형차 가격이야?”

대체 어떤 점이 다르길래 1천435~1천965만원이라는 준중형 최고의 가격을 책정한 것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28일 기아차 화성공장에서 자동차 전문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승회에 참석했다.

포르테는 기아차가 주행, 운동 성능을 강조해 내놓은 차다. 작명부터 이탈리아어로 '강하다'는 의미다.

외 관부터 지향하는 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트렁크 리드가 꺽여 스포일러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진 부분은 BMW나 혼다가 즐겨 사용하던 기법이라 눈에 익숙하다. 쐐기를 옆에서 보는 듯 한 디자인도 세계적인 스포츠카의 라인을 따랐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국내 등장한 어떤 준중형차보다 스포티한 느낌이다.

바퀴도 16~17인치 휠을 적용해 기존 준중형에 비해 날렵해 보였다. 그러나 16인치 휠을 채택한 차량 뒷바퀴에 드럼식 브레이크를 채택한 점은 옥의 티로 보였다.



실내에 들어서니 센터페이시아의 깔끔한 디자인이 돋보였다. 특히 내비게이션의 대형 LCD패널이나 소프트웨어의 디자인이 차량 전체의 분위기를 향상시키는 느낌이었다.

스마트키를 적용한 버튼식 시동장치는 국산 준중형으로는 처음 적용된 것이다. 그러나 위치가 너무 낮아 누르기 불편하다는 느낌이다.

시 동을 걸고 엑셀을 강하게 밟자 약한 휠스핀과 함께 차가 출발했다. 공차 중량이 1187kg으로 가볍기 때문에 급가속에 유리했다. 디젤엔진(128마력)이 휘발유 엔진(121마력)에 비해 마력과 토크가 모두 높아 출발 가속이 더 뛰어나다.

가속에서 들리는 배기음도 공들여 가다듬은 흔적이 느껴진다.

스 텝게이트 변속기는 매뉴얼모드를 지원하고 있지만, 기어가 4단에 불과해 실제 스포츠 주행을 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매뉴얼 모드에서도 RPM이 높아지면 저절로 기어가 올라갔다. 또 2000RPM 정도에서만 아래 단수로 낮출 수 있어 엔진브레이크나 급가속의 용도로도 사용하기 어려웠다.

16인치 휠을 채택한 모델은 핸들을 좌우로 돌릴 때 차가 따라가는 능력이 다소 떨어져 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17인치 모델을 타니 완전히 다른차를 타는 듯 했다. 핸들도 훨씬 묵직하고 노면의 울퉁불퉁한 면도 그대로 느껴졌다. 국산차 중 서스펜션이 이렇게 단단한 차는 처음이다. 핸들을 돌릴때 추종력도 훨씬 좋고 비로소 '강하게' 달릴만한 차라는 느낌이 들었다.

차에 3명이 탄 채로 현대기아차 '고속주회로'에 들어섰다. 화성공장의 '고속주회로'는 4킬로미터에 달하는 타원형 트랙인데, 회전부는 기울어져 1차선의 경우 무려 45도까지 기울어져있는 트랙이다. 이 1차선은 기울기가 심해 시속 200km 이상의 속도로 주행해야 한다.

주최측은 시속 200km까지 가속해보라고 부추겼지만, 실제 가속은 그리 잘 되지 않았다.

계 기반 상으로 시속 140km까지는 스트레스 없이 쭉 올려붙였지만, 160km/h부터는 가속이 뜸해져 아무리 밟아도 180km/h를 넘길 수 없었다. 계기반의 10% 오차를 감안하면 실제 최고속도는 162km/h 정도가 나온셈이다.

주회로를 빠져나와 차를 세웠다. 후방센서는 소리만 나는 것이 아니라 장애물이 어디 있는지를 LED로 보여주는 기능도 있었다. 그러나 스테레오를 동원해 위치를 알려주는 일부 수입차의 기능만 못한 느낌이다.

핸 들에 내장된 음성인식 버튼을 누르고 ‘라디오’"라고 말을 하자 음성을 인식해 라디오가 켜졌다. ‘내비게이션’이라고 말하니 내비게이션 메뉴가 등장했다. 신통한 기능이긴 했지만, 음성을 인식하는 오디오 및 내비게이션 기능은 인식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못했다. 또 라디오, 도움말, 등을 큰소리로 외치기 민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장비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비게이션의 경우 목적지를 모두 인식하는 것은 아니고, 미리 입력한 목적지나 최근 목적지를 선택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존 내비게이션의 작동 순서를 그대로 따라야 하기 때문에 결국 LCD화면을 쳐다봐야만 작동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점은 아쉬웠다.

뒷좌석에 앉아보니 기아차 측이 말한대로 공간이 넉넉하다. 무릎앞 공간도 넉넉하고 3명이 앉아도 크게 불편함이 없을 수준이다. 축거는 SM3나 라세티 등보다는 다소 넓고 신형 아반떼와는 거의 같은 크기지만 시트 디자인이 오목하게 돼 있어 공간이 더 넉넉하게 느껴졌다.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핸드프리는 커플링(연결 설정)된 핸드폰을 차안에 두기만 해도 핸드프리를 통해 자동으로 전화를 받아주기도 했다. 룸미러에는 하이패스 단말기가 내장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이같은 다양한 기능이 총집약돼 준중형임에도 불구하고 중형차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가솔린 모델의 연비는 14.1km/l 수준. 디젤모델의 연비는 16.5km/l 수준. 가솔린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SM3에 비해 12%, 아반떼에 비해서 2.2% 앞선다는 점에서 고유가 시대에 걸맞는 차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 차에 만족하는 소비자와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는 소비자도 있을법 했다. 그러나 막연히 패밀리 세단만을 지향하던 국내 자동차 메이커가 새로운 지향점의 차를 내놨다는 점에서는 이 차를 높이 살 만하다.

또 중형에서도 보기 힘든 다양한 기능들을 대거 적용, 크기에 따라 차를 평가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생각을 어느 정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경향닷컴 김한용기자 whynot@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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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5000~7000만원

지난주 금요일 로체 이노베이션을 시승했습니다.

많이 발전했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아직 갈 길이 멀어보였습니다.

그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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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기아자동차 로체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로체 이노베이션'을 시승했다. 함께 시승한 기자는 "기존 대비 좋아진 부분도 많지만, 아쉬움이 많은차"라고 말했다.

이날 시승에 앞서 외형을 살펴 봤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기존 로체의 외형을 찾아보기 어려운 새 디자인이어서 신선한 느낌이었다. 기아차의 설명에 따르면 피터 슈라이어(Peter Schreyer) 부사장이 기아차에 합류한 이후 만들어낸 성과로 기아차만의 독특한 패밀리룩을 만든 첫번째 사례라는 것이다.

차의 외형 못지 않게 실내 디자인이나 옵션에서도 기존 대비 큰 개선이 있었다. 실내 앞부분에 위치한 우드 그레인 패널의 색상이나 광택 등의 세부적인 느낌이 국산 중형차로서는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핸들에 자리잡은 '다이나믹 시프트'라는 변속 버튼 또한 국산차에서는 볼 수 없던 호사로운 장비다. 엔진 시동도 키를 주머니에 넣은채 시동 버튼만 누르면 되는 버튼식 시동장치를 채택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시동이 걸렸지만 엔진 공회전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저속 주행 할때의 느낌 또한 지나치리만큼 조용했다. 현대·기아차는 이제 공회전 정숙성에 있어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일단 급가속을 하니 상황이 달라졌다. 2.0리터 모델이 내놓은 엔진의 힘은 163마력. 차를 끌고 가는데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금새 엔진 사운드와 진동이 커져버렸다. 힘이 좀 딸리는 느낌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 차에 장착된 엔진은 쏘나타 트랜스폼에 장착돼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던 2.0리터 쎄타II 엔진이기 때문. "4기통 엔진에 필수 부품인 밸런스 샤프트 모듈(BSM)을 없애 소음과 진동이 심해졌다"고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했던 바로 그 엔진이다.

배기량 2.0 모델에 장착되는 4단 구형 변속기(H-Matic) 또한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소비자들은 지적한다. 실제 주행해보니 스티어링 휠 옆에 '다이나믹 쉬프트'라는 버튼식 변속장치를 갖췄지만, 변속기가 4단에 불과해 실제 주행에선 무용지물이었다.

기어의 단계가 큰데다 엔진보호회로가 지나치게 높게 설정돼 엔진회전수(RPM)이 상당히 낮춰진 후에야 비로소 기어를 한단계 낮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스포티한 주행을 하는 것은 제쳐두더라도 엔진브레이크를 통해 감속을 하는 용도로 활용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또 변속 과정이 늦고 엔진의 힘을 온전히 바퀴쪽으로 전달하지 못하는 느낌이 드는 점도 국산 중형차에서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이었다.

실내외 디자인은 향상됐지만, 기능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않아 겉모습에만 치중했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다.

특히 운전석의 전동 시트가 그렇다. 대부분 국산차들이 허리부분을 볼록하게 만들거나 푹꺼지게 만드는 '요추지지대'를 갖추고 있지만, 로체 이노베이션에서는 어떤 이유에선지 이 부분이 생략됐다. 함께 시승한 기자는 "시트 형상이 적절치 못해 잠시만 운전해도 허리가 아프다"고 했다.

기아차측은 이 차가 쏘나타에 비해 크다(10mm)고 주장하지만, 실내의 크기를 가늠짓는 앞뒤 바퀴 축간 거리(축거)는 오히려 쏘나타에 비해 10mm 짧다. 기아차측이 경쟁차종이라고 내세운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에 비해서도 전장은 더 길거나 비슷하지만, 축간 거리는 5.5cm~8cm나 짧았다.

177cm 가량의 성인이 뒷좌석에 앉으니 천정과 머리 사이 공간이 1cm도 나지 않는 점도 중형차로서는 의외인 부분이었다. "실내는 좁은데 괜히 껍데기만 늘린차"라는 한국 중형차의 고질적 문제가 그대로 남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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