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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제네시스 G70을 시승합니다. 다양한 것을 테스트 하겠지만 계속 마음에 걸리는 구석이 있습니다. 바로 스팅어와 비교해서 어떤 차가 더 우수할 것인가인데요.




1. 형제차 맞나



알다시피 제네시스 G70은 스팅어와 형제로 태어났습니다.


플랫폼이 같다고 하는건 애매한 표현이긴 합니다만, 이런 경우에 현대차는 그런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이유가 뭔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폭스바겐 그룹이 2010년에 신형 플랫폼에 대해 얘기를 하면서 MQB, MLB 두가지 플랫폼만으로 모든 차종을 만든다고 했습니다. 레고블럭처럼 늘리고 줄여가며 모든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주가를 올렸고 이 점이 세계 자동차 회사들의 경영진을 자극하면서 자동차 회사들 모두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든 차를 만든다는 지경에 이르게 됐습니다.


("야 쟤네 플랫폼 두개로 다 만든다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돈을 많이 쓰는거냐!")


BMW는 엔진을 레고처럼 블럭화해서 모든 엔진을 하나의 엔진 실린더 구성을 더하고 빼면서 만들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차도 마찬가지. 2010년도에 현대차는 그 전까지 22개에 달하던 플랫폼(사실상 같은게 없었던)을 2013년까지 통합해 6개로 줄인다고 했고, 이후 2개까지로 줄인다고 했습니다. 전륜과 후륜만 나눈다는 얘기였지요.

 

이건 굉장히 애매한 표현입니다. 플랫폼이라는게 엔진이 가로, 세로로 배치되는 것만 달라지는건가. 혹은 서스펜션이 조금 바뀌어도 다른 것인가를 놓고 같은 플랫폼인지 아닌지 분분해집니다.


또, 때로는 플랫폼이 같다고 하는게 마케팅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이렇게 고급 자동차가 프라이드랑 같은 플랫폼이라고?!!")


그러다보니 플랫폼이 같으네 다르네 가지고 수많은 논쟁이 있게 됩니다. 


아이오닉이 나올때는 현대차가 아반떼 플랫폼이 아니라고 했지요. 그 외에도 플랫폼이 다르다는 얘기를 할때가 많았습니다. 이를테면 그랜저 IG 플랫폼이 이전 HG와 전혀 다르다. HG와 아슬란도, K7도 다르다. 6개 플랫폼만 둔다더니 오히려 엄청나게 늘어난 셈입니다. 


여기서 플랫폼이라고 얘기 할 때는 IR, 주가 관련해서 얘기하는, 혹은 경영진에게 설명하기 위한게 아니라 마케팅 적인 용어입니다. 여기서는 전 차종이 나름대로 다른 플랫폼을 갖고 있다고 표현합니다. 



그러면 제네시스 G70과 스팅어는 같은가. 네. 근원적으로는 같습니다. 하지만 마케팅에서는 다르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2. G70 뒷좌석 실내는 왜 스팅어보다 훨씬 좁은가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두어가지 들어보겠습니다. 


- 독특한 앞좌석


현대기아차는 운전석 시트의 힙포인트(H-Point)를 낮추기 위한 독자적인 설계를 했습니다. 스팅어와 G70은 전동시트를 구성하는 국내 모든 차중에 가장 낮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낮은 전동시트 플랫폼은 흔치 않습니다.


시트를 낮추는 이유는 몇가지 있습니다. 앉은 키가 큰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 운전을 낮은 위치에서 즐기려는 일부 소비자들을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시트가 낮을 수록 더 스포티하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에도)


그런데 운전석 시트가 낮다보니 뒷좌석 승객이 이 시트 아래로 발을 넣을 수가 없습니다. 뒷좌석 레그룸은 아니더라도 푸트룸(foot) 극단적으로 좁아지는 시트구성인 셈입니다.


- 루프라인 디자인이 열악합니다.


스포츠카 실루엣과 럭셔리 세단, 실용적인 소형차의 실루엣을 비교해보면 셋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구성을 갖고 있습니다.


흔히 롱노즈 숏데크(보닛이 길고 트렁크가 짧음)라고 하는 스포츠카의 전형적인 비율은 캐빈(승객실)을 뒤로 밀어놓은 형상입니다.


MB SLS, BMW Z4나 포르쉐, 2인승 로드스터들을 보면 승객석이 차의 중앙이 아니라 오히려 뒷바퀴쪽에 가까울 정도로 뒤로 밀려난 걸 볼 수 있을 겁니다.


승객석이 뒤로 물러날수록 강력한 스포츠카로 느껴집니다.


반대로 승객석을 앞으로 당기면, 즉 보닛라인이 짧게 만들면 실용적인 소형차로 보이게 됩니다. 둥글둥글해 보이죠. 


미니나 구형 혼다 시빅 같은 차를 보면 보닛이 짧죠. 





세단은 중립적입니다. 승객석이 중앙에 있고 트렁크 있어야죠.


그러려면 루프를 빨리 깎아 내려야 트렁크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뒷좌석 공간을 앞으로 좀 더 당겨야 머리 공간이 나옵니다. 유럽 소형차들을 보면 세단이 없고 죄다 해치백인게 이런 이유입니다. 같은 외관에서 세단으로 만들면 공간이 훨씬 작아집니다. 



스팅어는 승객석을 뒤로 빼고 트렁크까지 천천히 내려오는 쿠페라인, 트렁크 없는 해치백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뒷좌석의 머리공간이 잘 보면 해치 속으로 들어갑니다.


스팅어 무릎공간이 G80과 대등하게 나오는 이유는 그런 이유입니다.



3. 그러면 스팅어가 반드시 좋은 것인가


꼭 그렇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G70과 G80의 가격을 놓고 보면 큰 차이가 없습니다. 취향에 따라 작은 차를 원하는 사람은 작은 차를 선택하라는 것이지, 숫자가 등급을 나타내는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스팅어도 분명 G70보다 큰 차임은 틀림 없지만 G70은 그만큼 고급스럽게 잘 다듬어진 중형차로 생각됩니다.



4. G70의 경쟁력은 있는가


소구 포인트는 좀 혼란스럽습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대다수는 차를 구입할때 패밀리를 염두에 둘텐데,

G70은 뒷좌석 공간 때문에 패밀리카로는 낙제점입니다. 뒷좌석용 럭셔리 세단은 절대로 아니구요. 


하지만 가끔 뒷좌석을 쓰는 2+2 정도라고 생각하면 지나치리만큼 우수한 뒷좌석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 '느긋하게 타는 차'라기에는 또 성능이 우수합니다. 


G70이 3시리즈보다 나은 점은 아마도 주행 성능이 될텐데, 그게 이 차의 경쟁 포인트일까요?



가격? 


BMW 3시리즈를 겨냥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3시리즈는 그리 인기가 없고, 최근들어 1000만원 이상의 극단적인 할인을 해주면서 판매량이 어느 정도 올라온 것로 압니다.


할인을 감안하면 실제 구입가격은 3시리즈와 G70에 거의 차이가 없을겁니다. 가격 경쟁력은 그리 크지 않아 보입니다. 



저를 포함한 소비자들 상당수는 이 차가 어떤 소비자들을 위한 것인지 혼란스럽습니다. 일단 저라면 살 수 없을 것 같고, 많은 소비자들 또한 그럴 것 같습니다.


이 차가 추구하는 방향이 뭔지 어서 현대차가 방향을 잡고 전달해줘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아슬란처럼 어려움을 겪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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