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흥미꺼리/오늘의 사진

"넌 차 잘 아니까 설명 좀 해봐라, 이게 왜 SUV냐?"


동료 기자가 다가와서 이렇게 묻는데 대답을 못했습니다. 사실 저도 잘 모르겠거든요.


오늘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서 GLA를 출시한 날입니다. 가만 보면 SUV 같기도 하고, 해치백 같기도 한 디자인입니다.


이 차를 뭘로 봐야 하는가는 고민입니다. SUV라면, 군용지프인 윌리에서 시작돼 현대적으론 그랜드체로키, 체로키로 시작되는 4륜구동 모델로 험로를 달릴 수 있는 동시에 넓은 실내공간과 승용차 못지 않은 승차감을 가진 차를 말합니다. 




물론 메르세데스-벤츠에는 70년대부터 G바겐이라는 군용으로 제작된 SUV가 있었고, 영국에는 랜드로버 디펜더를 비롯한 여러 차들이 있었습니다만 그건 군용으로 개발된 차, 오프로드를 위한 특수한 자동차지 현대적인 의미의 SUV라고는 하기 어렵습니다. 


SUV가 민간에서 사랑받게 된건 철저하게 미국적인 자동차. 픽업 트럭을 선호하는 미국 시장에서 트럭에 뚜껑을 얹은 듯한 자동차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본 제조사들이 10여년전 렉서스 RX를 내놓아 이른바 엄청난 대박 인기를 끌면서 대중화는 가속화 됐고, 이어 인피니티가 FX 같이 온로드 성능을 극대화한 차를 CUV라는 이름으로 내놓기도 했지요. 여기 독일 자동차 메이커들은 불과 10년전 벤츠 ML과 X5를 시작으로 SUV 시장에 뛰어들게 되면서, 더구나 포르쉐와 아우디 폭스바겐까지 가세하면서 SUV의 방향이 묘하게 흔들리게 됐습니다. 


워낙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다보니 '이게 뭐다'라고 설명할 길이 없어진겁니다. 


제조사들이 분석했겠죠. 그동안 SUV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게 오프로드를 잘 달리도록 만든 것인가. 그게 아니었다는겁니다. 겉모양과 넓은 공간이 더 중요하게 여겨졌다는겁니다.


요즘은 그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아예 작은 차체에 디자인만 SUV 형태인 차도 좋아하더라는 겁니다. 국내브랜드를 예로 들면 르노삼성이 내놓는 QM3나 쉐보레 트랙스 같은 차는 그저 디자인만 SUV 형태인데 이것도 선호합니다. 비슷한 형태지만 QM3는 CUV로, 트랙스는 SUV라는 점을 내세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상황을 좀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장르, 분류라는건 이미 만들어져 있는 물건들을 특정한 패턴으로 구분해서 무리짓고, 이를 통해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정해지는건데, 만드는 입장에서 일반적인 장르나 분류를 무시하고 잘팔리는 장르에 자신들의 차를 집어넣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을겁니다.


예를 들면 문짝 2개짜리 쿠페가 인기라고 해서 4도어쿠페, 5도어쿠페라고 한다거나, 스포츠카가 인기라고 해서 SUV형 스포츠카라고 해버리는 식의 장르 파괴적인 움직임은 당장 회사의 판매를 증진하는데 도움이 될지 몰라도 결국 이 판을 깨뜨리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게 됩니다.


지금은 쿠페 스타일이 아닌 세단을 찾기가 더 힘든데, 이 차들이 다 쿠페라고 한다면 나중에 우리 애들에게 설명할때는 "과거엔 문짝 2개인 차를 쿠페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고 말해줘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 차는 일단 전륜구동이어서, 온로드타이어가 끼워져 있어서, 게다가 지상고도 낮아서 험로를 달리는데 적합하지 않습니다. 


뒷좌석 실내 공간은 머리 공간이 1cm 정도 남기 때문에 험로를 가면 머리를 천장에 부딪칠 수 밖에 없습니다. 


트렁크 공간도 준중형차 아반떼보다 좁은 편이어서 스포츠 유틸리티적라는 의미를 살리기 어렵습니다. 물론 뒷좌석을 앞으로 젖히면 공간은 좀 나오겠지만 그런 의미라면 A클래스나 B클래스와 다를 바 없겠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 차를 SUV라고 말하면 안된다고 봅니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 결국 SUV라는 장르가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화보 보기]

http://album.motorgraph.com/2014/08/MB_G_CLASS_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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