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7000만~1억원

정말이지 믿어지지 않는 속도다. 시속 100km로 달리는 느낌인데 계기반에는 이미 180km로 달리고 있다고 나타난다. 시승한 기자들이 하나같이 "속도계가 고장난 것 같다"고 말했다. GPS를 이용한 속도계까지 동원해야 계기반이 정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운전자의 속도감을 믿을 수 없게 만드는 차다.


   
▲ 오토타임즈 박진우 기자가 차를 운전하고 있다.


이는 극도의 정숙성 즉, 노면 소음, 풍절음, 엔진음 등을 모두 극도로 억제한 결과다. 또한 노면이나 엔진에서 오는 미세한 진동을 대부분 잡아냈고, 주행 안정감이 높아진 것이 '정중동' 주행 감각의 핵심이다. 고속에서의 안정감, 안심할 수 있는 느낌은 세계 어떤 차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듯 하다. 3.8리터로 시속 250km까지 달리는데 부족함이 없는데 이 이상의 엔진이 과연 이 차에 필요할까 싶다.


첨단 기능 또한 놀라운 수준. 일단 계기반 전체가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이뤄져 있다 보니 계기 형태 자체가 마구 변화되는게 이전까지의 자동차를 몰던 사람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겠다.

LCD 화면을 통해 나타나는 계기반은 타코미터(엔진 회전수 게이지) 부분을 없애 내비게이션으로도 변경되고, 심지어 계기반 디자인 자체를 운전자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여기 핸들에 장치된 동그란 '햅틱 다이얼'을 돌려가며 메뉴를 조작하면 더욱 다양한 기능들이 속속 튀어나온다. 앞유리 화면, 즉 HUD에서 나오는 정보는 또 별도다. 전달하는 정보가 너무 많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운전자들도 있겠다. 그러나 계기반의 기본적인 기능인 속도계와 타코미터는 또렷하게 나타나 주니 다행이다.


   
▲ 기아 K9의 옆모습.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매우 길게 느껴진다.

차선을 넘으면 운전석 시트 오른쪽 부위 혹은 왼쪽 부위가 진동하며 차선을 이탈했음을 알린다. 앞차를 들이받을 상황에서 운전자가 별다른 조치를 안하면 HUD에 '충돌주의'를 표시해줄 뿐 아니라, 소리, 진동, 시트벨트 당김 등 모든 기능을 차례로 작동시켜 운전자가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한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작동시키면 앞차의 가감속에 따라 고스란히 따라 다니는데, 그저 핸들만 조작해주면 정차시, 재 출발시, 시속 180km까지 페달을 전혀 밟지 않고도 주행이 가능하다. 장착 된 기능이 너무 풍부해, 말하자면 첨단 장치 백화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실내에 들어서면 각 부품들의 단차가 적고 짜임새가 훌륭하다. 뒷좌석에 앉아 버튼을 누르면 조수석 시트가 앞으로 젖혀지는 동시에 뒷좌석이 뒤로 젖혀진다. 이런 기능은 독일 수입차들이 넘보지 못하는 영역이다.

   
 

물론 아쉬운점도 있다. 노면을 미끄러지듯 달리는 만큼 코너를 돌때는 핸들의 빈번한 조작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속도감이 적은 만큼 과속을 하게 되는 운전자가 있을 듯 하다. 이제 느린 속도에서도  좀 더 스포티하고 빠르게 느껴지는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핸들조작 감각과 코너링의 정밀도를 높이는 것도 기아차 연구진들이 풀어가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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