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흥미꺼리/취재 뒷담화
제가 화장품에 대한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하도 황당한 글이어서 적게 됐네요.

(아 그 기자양반 정말 로그인하게 만드는구만)

6300원인 제품을 15만원에 팔아서 폭리를 취했다는 것이 이번 기사의 요지고, 많은 분들이 그렇게 이해하고 계실텐데요.



사실 전혀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폭리를 취했다고 말하려면 미국에서는 6300원에 살 수 있는 제품을 한국에다가 비싸게 판다고 해야 하지만, 실은 미국에서도 10만원이 넘는 화장품입니다.

http://www.shopstyle.com/browse/skin-care/Estee-Lauder#0_0

여기 보면

그 나라에서는 1oz.. 그러니까 무게를 기준으로 28g 정도가 $52 정도네요.

58000원.

우리나라에서 기준으로 한 것은 50ml짜리 제품으로, 이 2배 정도 해야 하니까. 결국 미국에서 판매되는 가격 또한 11만6천원, 혹은 그보다 약간 저렴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러면 왜 통관가격은 이렇게 낮은가.

이 경우 통관가격은 제품가격과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한국내 수입원이 별도로 있는 경우, 수입업자가 제품을 직접 수입해와야 하므로 통관가격은 원가가 됩니다.


그러나 이 경우는 수입을 맡은 한국내 이엘씨에이 유한회사가 바로 미국 에스티로더의 본사의 한국내 법인입니다.

따라서 본사에서 지사로 물건을 보내는 일인데요.

이 경우, 공짜로 넘겨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현대차 울산 공장에서 차 만들어서 서울 출고장에 차 보내는 경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돈을 울산에서 챙기도록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어차피 같은 회사니 서울에서 챙기도록 하는 경우도 있을겁니다.

울산이 법인세가 더 싼지, 서울이 더 싼지, 지자체 지원은 어떤지 등등에 따라 결정되겠죠.

마찬가지로, 국제적인 지사의 경우 각 나라 세금에 따라서 통관가격을 조절하는 일이 빈번하고, 만약 본사 법인세가 지역 법인세보다 싸다면 본사에 자본을 축적하고, 지역 법인세가 극도로 싼 경우(싱가폴 홍콩 등) 해당 지역에 자본을 축적하도록 하는게 일반적입니다.


1. 제품 통관 가격을 싸게 매겨 놓는 경우

[한국]에서 제품을 구입할 때 들어가는 돈이 적고, 판매 가격은 높으므로 [한국]에 돈이 쌓이게 됩니다.

한국내에서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을 집행 하려면 이런식으로 해야겠죠.

2. 통관가격을 판매 가격에 가깝게 매기는 경우

통관 가격을 높여놓으면 [미국]으로 자본이 모두 들어가고 [한국]내 법인에는 돈이 한푼도 없게 됩니다.

또 이렇게 통관가격이 높으면 관세가 크게 증가하는 점도 업체에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국내 법인에 돈이 한푼도 없으면 미국에서 다시 한국법인에 운영자금을 보내줘야 하는데, 이 경우에도 취득세 등 각종 세금이 발생합니다.


- 화장품 회사, 수입차 회사... 질문의 의도를 이해해야

그런저런 이유로 인해 이번 에스티로더 화장품 회사의 경우 제품에서 수익을 남기도록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법인을 운영하는 비용과 광고 마케팅비 등을 여기서 쓰라고 하는거죠.

수입차 업체들은 반대로 제품의 통관가격(사실은 이전가격)을 매우 높여 국내 법인에 돈을 남기지 않는 쪽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한국 법인세를 줄여보자는 심산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법인세가 없는 싱가폴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워서 싱가폴에 수익을 남긴 후에 우리나라로 올때는 이전가격을 높이는 편법을 동원하기도 합니다. 독일과(어이쿠 말해버렸네) 한국에 관세는 낼 지언정 법인세는 최대한 내지 않도록 하는거죠.

한 국회의원이 이 화장품 가격을 문제 삼은 이유는 본사에서 지사로 물건을 넘기는 경우라도 통관가격에 비례해 관세를 매기는데, 통관가격을 실제 원가에 턱없이 부족하게 신고함으로써 관세를 회피하려 한게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에스티로더가 턱없이 싼걸 가져다가 한국 소비자에게만 바가지 씌웠기 때문이 아니구요.

부디 기자분들 조금만이라도 정신차리고 신경 써서 글 쓰시면 좋겠습니다. 국회의원 질문 내용이 이해가 안되나요? 운송비에도 미치지 못할 6300원이라니... 정말 부끄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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