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2000만원 이하
쏘나타 디자인이 너무 과격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지만, 현대차는 비슷한 콘셉트로 투싼과 아반떼를 내놓고, 이번에는 베르나까지 유사한 이미지로 통일 시켰다. 초기엔 지나치게 과하다고 느껴졌던 디자인도 이젠 어느정도 납득이 된다. 이 정도라면 뚝심이라고 할 만 하다. 역시 현대건설의 피를 이어받은 현대차라는 느낌이 든다.

엑센트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역시 건설회사 출신 답다. 필요한 것을 통 크게 다 달아줬다. 수출차에만 달아준다고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했던 6에어백도 기본 장착했고, 후방센서나 인조가죽시트 등은 전 차종에 기본 장착해버렸다. ABS도 기본이고 전차종에서 VDC(VSM)을 선택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 등도 선택할 수 있어 이 차에는 너무 과하다고 생각될 정도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은 아직도 자동차 회사가 가져야 할 자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동차회사라면 모름지기 열정이 있어야 한다. 스스로가 '이런 차를 만들어 타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들어야만 한다. 그래야 소비자도 그에 동화되고,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그런 차를 만들지 않았다.

기아 모닝이 어째서 잘 팔리는지 현대차는 이해를 못한다. 물론 경차혜택의 효과가 일부 있겠으나, 타사에 비해 우위에 있는 것은 무엇보다 귀엽고 예쁘게 생겼기 때문일 것이다. 비싸고 커다란 차는 아무리 귀엽게 만들려고 해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도 닛산의 마치가 잘 팔리는 것이고, 스마트나 MINI도 그런 이유로 잘 팔린다.

스포츠카도 크기가 작아서 성공하는 좋은 예다. 커다란 차는 아무리 멋지게 디자인해도 포르쉐나 BMW M3같은 고성능 스포츠카의 이미지를 얻을 수 없다. 중형차를 따라가는게 아니라, 소형차 세그먼트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 소형차 마케팅의 기본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엑센트는 어떤 차일까.

엑센트는 한마디로 말해, 아반떼를 살 돈이 없는 사람이 타는 차다. 개성 있는 소형차 디자인을 내놓는 대신, 적절한 비례를 갖춘 상위 모델의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하면서 길이와 폭만 줄이는 바람에 비례가 맞지 않는 디자인이 나왔다.

크기나 운동 성능면에서 뒤지지는 않는게 사실이지만, 아반떼를 뛰어넘는 장점은 거의 없다. 유일한 비교 우위는 차량가격과 연비인데, 그 차이 또한 실생활에선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엑센트를 가리켜 '젊은이들의 특권'이라고 표현 했는데, 말 뿐이 아니라 어떤 특권이 있는지 한번 제품으로 설명해보기 바란다. 좁은데 타는게 특권? 혹은 성능이 떨어지는 차에 타는게 특권?

"늙기 전에 이 차는 꼭 한번 사보고 싶다"고 할만한 차를 만들었어야 했다.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미니나 스마트 같은 소형차를 꼭 사보고 싶다. 천장이 열리는 차도 사고 싶고, 2인승차도 사고 싶다. 문짝이 2개인차도 있으면 좋겠다.

적어도 내 젊음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구질구질하게 아반떼를 축소시킨-그래서 아반떼보다 못한게 분명한- 차를 사고 싶지는 않다. 정 가난해서 어쩔 수 없다면 몰라도.

현대차의 소형차 전략, 또 한번의 실패가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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