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스위스 제네바
제네바모터쇼가 드디어 조금전인 어제(현지시간14일) 끝났지요. 여기서 푸조가 최근 홍보하는 스포츠카 RCZ를 관심있게 보신 분들이 많을겁니다.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 RCZ가 가장 아름다운차로 뽑혔다고 푸조에서 보도자료를 보내왔던데, 사실 제네바모터쇼 주최측은 그런걸 뽑지 않을거고, 어디선가 인터넷 투표를 한 결과가 그렇게 됐다는 것이겠지요.

스위스는 프랑스와 독일의 가운데 끼어있는 중립국이죠. 마침 제네바는 지역적 특성상 프랑스와 맞닿아 있어 언어도 불어를 사용하고 문화도 섞여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다보니 프랑스 회사들이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어 이런 투표 결과도 나온것 같습니다.

사실 푸조의 부스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몽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기하학적인 부스 디자인에 멋진차에 미녀들까지... 정신이 아득해질 지경이었습니다. 주변의 다른 부스와는 차원이 다른 아름다움이었어요.

푸조의 다른 점은 몰라도 디자인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느낌이 드는데요. 여기에 조금 더 딴딴한 느낌까지 갖추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정말 반할만 하죠? ^^

푸조의 새로운 콘셉트카는 이름이 5 By Peugeot 입니다. 이럴수가 저 헤드램프는 기아 K7에서 영감을 얻은듯 하군요! 프로포션도 좀 비슷한거 같고!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차는 이 스포츠카 RCZ 입니다. 아우디 TT를 연상시키는 비례의 2도어 쿠페였는데요.

아담하면서도 결코 작아보이지 않고 유선형의 물흐르는듯한 곡선이 매력적인 차였습니다.


다만 A필러부터 C필러까지 은색으로 덮은 점도 특이했고, 천장의 유리까지 곡선으로 만들었던데, 설마 이대로 양산이 될까 싶은데도 '양산에 가까운차'라고 하더군요. 호오오... 국내에도 올해 판매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스위스는 독일에도 맞닿아 있다보니 당연히 독일회사들도 열심입니다. BMW는 미니부스를 열어 열심히 홍보하고 있던데요. 미니를 덮고 있던 커다란 모자가 들어올려지면서 미니 컨트리맨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이 차가 미니 컨트리맨입니다. 4륜구동을 장착할 수 있고, 4도어를 갖췄죠. 길이도 4미터가 훌쩍 넘는 작지않은 미니입니다.


그러다보니 실내도 좁지 않습니다. 커다란 외국인들이 4명씩 앉아도 좁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미니가 아니라 그냥 소형차 수준이 된거죠.

엥, 트렁크는 마치 폭스바겐을 열듯이 엽니다. 이거 뭐 메이커들이 서로 영감(?)을 주고 있는건가요? 아니면 아이디어가 다 거기서 거기인걸까요.


미니 비치콤버 콘셉트를 보면 좀 더 답이 명확하게 나옵니다.

사실 저 위의 RCZ나 이 비치콤버 콘셉트는 푸조와 미니 부스에 있는 차량이 아니었습니다.



엉뚱하게도 바로 이 마그나 스타이어 부스에 있는 차량이었거든요.

저 차들은 어째서 여기에 와 있을까요?

사실 마그나 스타이어는 오스트리아를 본거지로 하는 부품회사 마그나 인터내셔널의 자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각종 자동차 메이커로부터 차량 제작 제의를 받고 자사 공장에서 차를 생산해주는 업체입니다.

최근에는 생산 뿐 아니라 설계까지 도맡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4matic을 개발하는 업체고, E클래스 4매틱모델은 아예 차 전체를 직접 생산했었습니다. 몇년전에 구입한 E클래스 4매틱이라면 메이드인 오스트리아라는 겁니다.

마그나 관계자는 심지어 "미니 컨트리맨과 비치콤버 콘셉트는 우리가 직접 설계부터 생산까지 도맡아 한것이고 BMW는 미니 브랜드를 주는것"이라며 "푸조의 RCZ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설계부터 참여해 생산까지 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설계와 생산자가 비슷하고 부품도 공유하기 시작하니 결국 차가 비슷해질 수 밖에요.

부품회사가 만드는 완성차 - 우리의 현주소는?

 마그나는 여러가지 차들을 혼류생산하는 공장으로 유명할 뿐 아니라 현대차를 비롯한 세계 거의 모든 자동차 메이커가 부품을 가져다 쓸만큼 대단한 회사입니다.

여기저기서 수주를 받아 운영하다보니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의 판매에 따른 리스크를 부담할 필요도 없어서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한 사업모델을 갖고 있습니다. 점차 차량 생산 사이클이 짧아지고 시험적으로 만들어봐야 하는 경우도 늘어나면서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자체 라인을 생산하는 것보다 마그나에 차를 만들어달라고 외주 주는 것이 더 싸게 먹히는 경우도 많다는겁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세계 부품회사 매출 목록에서 20위권에 드는 부품회사라고는 현대 모비스 뿐인데요. 이곳 또한 중소기업의 부품을 가져다가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세를 늘려왔기 때문에 충분한 기술력과 생산규모를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또, 쏘나타가 아무리 잘 팔려 물량이 달려도 아반떼 공장에서 쏘나타를 만드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쏘나타 공장의 노조가 특근과 야근이 줄어들어 수입이 줄어든다는 문제를 내세우고, 아반떼 공장의 노조 또한 지나친 근무라며 반발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정도이다보니 우리나라 회사에서 아무리 외주를 주고 싶어도 마그나에 차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런식이니 유연하고 실험적인 비즈니스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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